쪽파김치를 담글 때 쪽파의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아삭한 식감을 살리는 비법은?

쪽파김치는 봄철 입맛을 살려주는 별미 중 하나입니다. 파향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단맛이 도는 쪽파는 김치로 담갔을 때 그 풍미가 제대로 살아나죠. 그런데 막상 담가보면 숨이 죽거나 질척해져서 기대했던 아삭함이 사라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쪽파의 신선도를 유지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을 살릴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정리해봅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쪽파 자체의 상태입니다. 줄기가 얇고 푸른 잎이 선명하며 꺾였을 때 쉽게 부러지지 않는 유연한 상태의 쪽파가 가장 좋습니다. 수확한 지 오래된 쪽파는 물러지기 쉬워서 아삭한 식감을 내기 어렵습니다. 장을 볼 때부터 꼼꼼히 살펴보는 게 첫 번째 비결입니다.

쪽파는 다듬을 때 뿌리 쪽 흙만 잘 털고, 잎은 가능하면 상하지 않게 살살 다뤄야 합니다. 물에 오래 담가두면 조직이 무르고 수분이 빠져나가 식감이 떨어지기 쉬우니, 흐르는 물에 흙만 깨끗하게 씻어낸 뒤 바로 건져내어 물기를 빼주세요.

절일 때는 소금을 너무 많이 사용하지 말고, 굵은소금을 살짝 뿌려 30-60분 정도 절여주는 것이 적당합니다. 이때도 절인 후 물에 헹굴 때는 한 번만 가볍게 헹구고, 반드시 채반에 세워 물기를 충분히 빼야 합니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김치가 익으면서 질척해지고 금방 쉬어버릴 수 있습니다.

양념은 너무 질게 만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양념이 촉촉하면 쪽파에서 수분이 더 빠져나가 물러지기 때문인데요, 고춧가루는 미리 젓갈이나 액젓에 불려두고, 마늘이나 생강 같은 재료도 되도록 고운 상태로 만들어 양념이 골고루 배게 하는 게 좋습니다. 양념을 무칠 땐 꼭꼭 주무르기보다는 가볍게 버무리듯이 섞는 게 식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완성된 쪽파김치는 바로 냉장고에 넣지 마시고, 상온에 하루 정도만 익힌 뒤 김치냉장고나 서늘한 곳에 보관해 주세요. 너무 빨리 차가운 곳에 넣으면 발효가 제대로 되지 않아 양념이 깊게 스며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조금만 신경 써서 담그면, 아삭하고 향긋한 쪽파김치를 오래도록 맛있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