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다가 우연히 마주치면 괜히 심장이 쿵 내려앉는 존재, 바로 뱀이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뱀은 계절 따라 마주치는 빈도도 꽤 다르다는 느낌, 다들 있으실 거예요. 특히 겨울에는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날이 따뜻해지면 슬쩍 모습을 드러내곤 하죠. 그래서 오늘은 뱀의 겨울잠, 즉 동면 시기와 활동 시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뱀은 대표적인 변온동물입니다. 스스로 체온을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날씨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기온이 떨어지면 활동이 둔해지고, 어느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아예 움직이지 않게 되지요. 그래서 평균적으로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늦가을부터 뱀은 겨울잠에 들어가게 됩니다. 지역과 해발고도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보통 11월쯤부터 동면을 시작해 다음 해 3월이나 4월쯤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면은 뱀에게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중요한 전략입니다. 겨울철엔 먹이도 부족하고, 체온 유지도 어려우니 활동을 멈추고 몸의 기능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며 버티는 것이죠. 이때 뱀은 바위 틈, 땅속, 낙엽 더미 속 등 따뜻하고 습도가 유지되는 장소를 찾아 들어갑니다. 어떤 경우에는 여러 마리의 뱀이 한 장소에 모여 동면을 하기도 합니다. 온기가 조금이라도 유지되는 곳이면 서로의 체온을 조금이라도 보탤 수 있으니까요.
그러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면 뱀은 다시 활동을 시작합니다. 대체로 낮 기온이 15도 이상으로 올라가기 시작하는 4월 무렵부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게 됩니다. 특히 기온이 급격히 오르거나,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날이면 뱀이 몸을 햇볕에 쬐며 체온을 높이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시기와 흐름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기온’입니다. 하지만 기온만 중요한 건 아니에요. 서식지의 습도, 햇빛의 유무, 주변 환경의 변화 등도 뱀의 동면과 활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도시 개발로 인해 동면 장소가 사라지면 뱀이 도심에 나타나는 일도 생기고요, 갑작스러운 이상 기온으로 동면이 일찍 끝나거나 늦어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다 보면, 우리가 잘 몰랐던 생명들의 리듬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뱀의 겨울잠도 그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괜히 무섭다고만 생각하기보다는, 그들도 계절 따라 살아가는 존재라는 걸 한 번쯤 떠올려보시면 좋겠습니다.
간단 상식
뱀의 겨울잠(동면)과 활동 시기는 어떻게 되며,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When you have faults, do not fear to abandon them. – Confuci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