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꽃은 그저 예쁜 꽃으로만 여겨지기 쉽지만, 예로부터 전통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 꽃을 관상용으로만 두지 않고 약재나 식용, 생활 도구의 일부로도 사용해왔다는 점이 참 흥미로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나리꽃 뿌리의 약재 활용입니다. 특히 백합과에 속하는 야생나리 종류의 구근은 오래전부터 민간에서 기침이나 가래를 다스리는 데 사용되었어요. 뿌리를 말려서 다린 물을 마시면 폐를 촉촉하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겨울철 감기 증상에 대비해 보관해두기도 했죠.
또한 일부 지방에서는 나리꽃 뿌리를 삶아서 전분처럼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배고픈 시절엔 구황식물로 먹을 수 있었던 셈인데요, 얇게 저며서 삶아 말리고 다시 쪄내는 방식으로 손질해 먹었다고 해요. 살짝 쌉쌀한 맛이 있지만, 요즘 시점에서는 좀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나리꽃은 그 모양새가 아름다워서 조선시대의 자수 문양에도 자주 등장했습니다. 무늬 자체가 우아하고 곧은 이미지여서 여성의 고운 품성을 상징하는 소재로도 쓰였어요. 혼례복이나 장신구, 병풍 등 다양한 생활 속 공예품에 자주 새겨졌습니다.
한편, 꽃잎은 향이 은은하고 부드러워 일부 지역에서는 차로도 우려 마셨습니다. 다만 오늘날에는 먹는 용도로 활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이런 전통은 점점 잊혀지고 있는 편이죠. 그래도 전통차나 약용 식물에 관심 있는 분들은 야생 나리를 직접 채집해서 차로 즐기기도 하더라고요.
나리꽃은 그저 보기 좋은 식물을 넘어, 생활 깊숙한 곳에서 사람들의 건강과 정서, 아름다움을 책임졌던 존재였다는 걸 생각하면, 지금 우리가 나리꽃을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 더 따뜻해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간단 상식
나리꽃을 활용한 전통적인 사용법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When you have faults, do not fear to abandon them. – Confucius